위클리비즈 1주년 특집 인터뷰 내용입니다.
세계 석학들이 대한민국에 던지는 ‘명쾌한 충고’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위클리비즈가 지난
8월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CEO의 고민과 해결방안’을 조사한 결과, 응답
한 CEO의 55.6%가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발굴’을 가장 큰 고민으로 꼽았었다
.〈8월11일자 C2면 참조〉 위클리비즈는 창간 1주년을 맞아 신성장동력 창출방법
을 주제로 경영석학 4명과 연쇄 인터뷰를 가졌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미
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미
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피터 셍게(Peter Senge) 미국 MIT 슬론경영대학
원 교수, 로버트 버겔만(Robert Burgelman)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모두
작년 10월14일 창간 이후 1년간 위클리비즈가 인터뷰했던 경영석학 중에서도 마
케팅•인사•조직•전략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대가들이다. 셍게 교수는 전화로
, 다른 교수들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경영석학들이 들려주는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방법을 소개한다.
높여라
■ 마케팅전문가 필립 코틀러 교수
값싼 제품 전세계에서 몰려오는데 한국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하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기꺼이 웃돈을 지불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10년 후 먹거리(신성장동력)를 고민하는 한국기업들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업들이 10년안에 직면할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저비용(low cost)’ 국가의 도전을 들었다. 중국에 이어 인도•
베트남 등 ‘저비용’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고비용’ 국가에서 활동하는 기업
들이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코틀러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경쟁의 격화로 경쟁업체간 모방속도가 빨라지면서
차별화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저비용 국가들의 도
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월등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비용과
높은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GM(제너럴모터스)을 대표
적인 실패사례로 꼽았다. “GM은 미국의 의료보장과 연금이라는 고비용에 발목이
잡혀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생산을 중단하고 저비용국가로 생산공장을 옮기는 결
단을 내리지 못했죠. 그렇다고 브랜드 파워가 강하지도 않기 때문에 고비용을 상
쇄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에 처해 있어요.”
그는 하겐다즈(Haagen-Dazs), 스타벅스(Starbucks),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등을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에 성공한 기업으로 분류했다. “아이스크림
산업은 하겐다즈에 의해 재창출됐습니다. 마찬가지로 커피산업은 스타벅스가, 서
커스산업은 태양의 서커스가 재탄생시켰죠. 이 회사들은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
지만, 월등하고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불평하지 않
아요. 브랜드 구축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컨대 스타벅스는 스스로를 좋은 커피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더 나은 경험(experience)을 창출하는 곳으로 규정했죠. 스
타벅스 매장은 사람들의 제3의 공간입니다. 첫번째 공간은 가정이고, 두번째는 사
무실입니다. 세번째가 스타벅스라는 것이죠.”
코틀러 교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속성 성장전략인 M&A(인수•합병)보다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에 주력하라고 권했다. “M&A는 성공뿐 아니라 많은
실패를 만들어냅니다. 크라이슬러를 인수했다가 결국 매각해버린 벤츠만 봐도 쉽
게 알 수 있어요. 어떤 기업이 오직 M&A에만 의존할 경우, 궁극적으로 이 회사는
복합기업체(conglomerate)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복합기업체는 대부
분 실패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더 나은 경로는 자생적 성장입니다. 자
생적 성장의 성공여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꾸준히 창출하는데 달려있습니다. 삼
성전자의 VIP(Value Innovation Program)센터가 좋은 예죠. 다양한 부서 출신의
팀원들이 함께 모여 전략적인 프로젝트를 토의하는데, 이 센터는 2003년에만 80개
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어요.”
그는 혁신을 제품혁신, 서비스혁신, 공정혁신, 비즈니스모델혁신 등 4가지로 분류
하고, 특히 공정혁신과 비즈니스모델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고의 혁신은
경쟁업체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공정혁신이나 비즈니스모델혁
신은 모방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업에 더 큰 보상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코틀러 교수는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해온 기업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죠. 첫째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탐색합니다. 애플은 아이팟(iPod)을
히트시킨 지 몇년 안돼 아이폰(iPhone)을 출시했고, 또 몇달 안돼 아이폰에서 전
화기능을 빼고 무선인터넷과 MP3기능을 갖춘 아이팟터치(iPodtouch)라는 저렴한
제품을 냈어요. 둘째 비판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운다는 겁니다. 똑똑한 회사들은
고객뿐 아니라 혹평가(critics)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맥도널드
(McDonalds)는 몇년전 건강식품이 아니고, 아이들을 비만으로 내몬다는 비판에 시
달리며 매출이 곤두박질쳤죠. 하지만 맥도널드는 기름에 ‘튀긴’ 제품에 대한 대
안으로 프리미엄 샐러드와 구운(grilled) 치킨, 어린이를 위한 특별 건강식품 등
을 내놓으며, 비판을 불식했죠. 맥도널드는 지금 다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
고 있습니다.”
필립 코틀러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린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마케팅 이론도 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는 단순 판매기법이었던 마케팅을 경영과학으로 끌어올리며 20권이 넘는 마케팅
교과서들을 써냈고, 그 교재들은 대부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이 중 그
가 36세에 저술한 ‘마케팅 관리론(1967)’은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역대 최고
경영서 50’에 포함됐다.
최근 기업들의 브랜드 전략을 끊임없이 파고 들고 있는 그는, 이미 그 자신이 하
나의 ‘브랜드’ 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
는 비즈니스 거장’순위에서 피터 드러커, 빌 게이츠, 잭 웰치 다음으로 4위에 이
름을 올렸다. 2002년 미국 마케팅협회로부터 ‘마케팅 분야 1인자’에 선정됐고,
다음해 하버드 비즈니스리뷰(HBR)의‘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거장 50명’에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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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라
■ 인사전문가 제프리 페퍼 교수
한국기업이 유난히 집착하는 서열
실패하면 버럭 화부터 내는 CEO
다 필요 없다? 차라리 없는 게 낫다
“기업들은 그래미상을 수상한 챔버오케스트라인 오르페우스(Orpheus)를 보고 배
워야 합니다. 오르페우스에는 지휘자(conductor)가 없기 때문에, 단원들이 스스로
기금모금부터 채용, 선곡 등 주요 업무를 결정해야 하죠. 지휘자 없이 단원들은
서로 경청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은 음악을 만들었어요. 반면 리더 의존적인 기업
들은 사람들의 자발성(initiative)을 빼앗고, 종업원들이 기술을 연마할 기회를
주지 않아요.”
경영학 HR(인사관리) 분야의 최고 대가인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미국 스
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에겐 ‘사람(people)’이 알파이고, 오메가였다. 신성장
동력 창출을 주제로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시종일관 ‘사람’의 중요성을 역
설했다. 그의 베스트셀러 제목처럼 ‘사람이 경쟁력이다(Competitive Advantage
Through People)’라는 것이다.
언뜻 “당연한 얘기 아닌가”란 생각이 들지만, 40여년간 ‘사람’만 연구해온 이
대가의 설명을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CEO들은 사람에 대해 나름대로 일가
견이 있다고 생각하곤 하죠. 하지만 머리로만 알고 앵무새처럼 얘기할 뿐 몸으로
실천하진 못해요. 실천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아는 게 아니죠.”
페퍼 교수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 재능있는 인재를 선발해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리더십에 대한 인식변화를 통해
더 많은 의사결정권한을 위임(empowerment)하며, 진정으로(truly) 고객중심적이
되라는 것이다. “간단한 것 같지만 실행하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지금 기업들은
사람을 채용해 훈련시키기는 하지만, 의사결정하도록 놔두지는 않죠. 또 고객중심
적이라는 구호가 난무하지만, 대부분 회사는 형식적으로 임합니다. 제품을 디자인
할 때 실제 고객들의 니즈(needs)보다는 공급자 시각에서 ‘고객들이 이런 것을
원할거야’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식이죠. 반면 고객중심적 디자인이 강점인 디
자인컨설팅업체 아이데오(IDEO)는 디자이너를 현장에 보내 고객들을 관찰하게 하
고, 고객들이 실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배우게 합니다.”
그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온 회사들의 공통점은 ‘일하기 좋은 직장
(great places to work)’이다. “구글(Google), 제네테크(Genentech), 새스
(SAS) 등 미국내에서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손꼽히는 기업들은 모두 회사라기보다
는 대학(university)같아요. 이 회사들은 좋은 시설을 갖추고, 종업원들을 소중하
게 대합니다. 종업원들에게 아이디어를 추구할 자유를 주는 것이죠. 소프트웨어
업체인 SAS의 슬로건을 참고할 만합니다. 바로 ‘고객과 종업원들에게 귀를 기울
이고, 그들이 얘기한 것을 실행하라’는 것이죠.”
그의 답변은 자연스레 일하기 좋은 직장 CEO들의 특징으로 이어졌다. “구글 같은
회사의 최고위직에 있는 경영진들은 뭔가 달라요. 스스로 모든 것을 안다고 착각
하지 않죠. 종업원들을 빡빡하게(tight) 통제하기보다는 느슨하게(loose) 풀어주
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대부분을 분권화합니다. 또 이 회사들은 혁신에는 항상 실
패의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압니다. 따라서 절대 실패를 처벌하지 않아요.”
페퍼 교수는 한국기업들이 익숙한 위계(hierarchy)와 서열(rank)에서 벗어나야 한
다고 조언했다. “각 기업들은 ‘군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종업원들의 지식과 경험을 뽑아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한국기업들
은 지금보다 훨씬 덜 위계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혁신이나 창의성이란 관점에서
서열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각 분야에서 종업원들이 스스로 결정
을 내리도록 허용해줘야 합니다.”
제프리 페퍼는?
미국 스탠퍼드대 제프리 페퍼 교수는 조직행동•리더십•인사관리 등 경영학 핵심
영역의 세계 최고 대가다. 그는 ‘휴먼이퀘이션(Human Equation)' '왜 지식경영이
실패하는가(The Knowing-Doing Gap)' '숨겨진 힘(Hidden Value)' '사실(Hard
Facts)'등 11권의 책을 썼고, 주요국제학술지에 11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줄곧 기업경영에서‘사람’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1994년 그는 '사람이 경
쟁력이다'란 책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중시해야 할 것은 다름아닌 조직내의 사람
이며 사람을 통한 경쟁우위만이 존속가능한 경쟁우위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
한 주장은‘휴먼 이퀘이션’, ‘숨겨진 힘’등의 책을 통해 일관성 있게 유지됐다
. SAS의 굿나이트 회장,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 등 월드클래스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많은 CEO들이 페퍼 교수 의 경영 철학에 영향을 받아‘인재경영’에 발벗
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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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라
■ 전략전문가 로버트 버겔만 교수
중간관리자는 社內소통 책임자
직원의 직언 가감없이 전하고 新성장동력 만들어 내야
지난 6월30일자 위클리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인텔(Intel)의 신사업을 방해한 것
은 창업자 앤디 그로브(Andy Grove)”라며 20년 친구인 앤디 그로브의 카리스마리
더십 폐해를 지적했던 로버트 버겔만(Robert Burgelman)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
원 교수. 그는 당시 “편집광 스타일의 리더십 스타일을 갖고 있는 사람은 끊임없
이 잠재적 위험을 걱정하기 때문에 잠재적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고 말했었다
.(앤디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 oid survive)’라는 책
을 썼다.)
버겔만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최고경영자보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 “대기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역할은 중간 및 고위 간부들이 해줘야 합
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아야한다는 것일까? 두 가지였다. 첫째는 교조화되기
쉬운 과거의 성공공식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변형(translate)’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조직 내 의사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경영시대에는 한 국가에
서 성공했던 경영방식이 다른 문화권에서 통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과거의 성공
공식을 현지 사정에 맞게 적절히 변형시키는 게 기업 중역들의 핵심적 역할입니다
. 또 실무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하위 직급 직원들이 언제라도 고위직 간부에게
‘직언(直言)’을 할 수 있도록 언로(言路)를 터줘야 합니다.”
그는 인텔의 ‘건설적 대결(constructive confrontation)’을 예로 들어 중간관리
자의 역할을 설명했다. 앤디 그로브의 최대 공적으로 평가받는 건설적 대결이란
직원들간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감추기보다 밖으로 표출시켜, 개인적으로 감정이 상
하지 않게 하면서 토론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다. “개방적이고 직설적
인 미국 풍토에서 건설적 대결은 경영진들이 처한 상황을 즉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에선 건설적 대결이 미국
에서처럼 효율적으로 구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중간관리자들의 역할
은 일본 문화에 맞게 건설적 대결을 변형하는 거죠. 건설적 대결이란 용어를 바꿔
서라도 ‘경영진들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는 원래 취지를 살려야
합니다.”
버겔만 교수는 평소 “기업의 성공이란 지력(intelligence)과 자원(resources),
추진력(drive) 등 세가지 변수로 구성된 함수”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속가능
한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이라는 매개를 통해 세가지 변수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력은 혁신이란 과정을 통해 성과로 연결될 수 있고
, 자원은 항상 혁신활동에 투입되게 마련입니다. 지력과 자원이 결합되면 추진력
을 창출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듭니다. 다행히 지력이란 요소는 무한대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중국•인도•러시아•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신흥개발국들이 엄청난
규모의 전문인력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죠. 선진 기업들엔 세가지 요소 중 추진
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지력과 자원문제는 중국•인도 등을 활용하
면 되지만, 추진력은 빌려쓸 수 없기 때문이죠. 지금 중국•인도의 추진력은 나날
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선진 기업들이 빨리 추진력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합
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적절한 보상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 발견한 가치를 자본화하려
는 기업은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창조적인 노력이 일관되게 유지되지 않겠죠. 인간의 본성은 하루
아침에 변하는 게 아닙니다.”
로버트 버겔만은?
로버트 버겔만 스탠퍼드대 교수는 기업이 진화하는 데 있어 '전략'의 역할을 현장
리서치를 통해 탐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기술기반 기업들을 중심으로 100개
가 넘는 사례 연구를 진행했고, '전략은 운명(Strategy is Destiny)', '기업혁신
의 내부(Inside Corporate Innovation)', '전략적 다이내믹스(Strategic
Dynamics)'등의 책을 저술했다. 그가 '경영학계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클레
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와 공저한 ‘기술과 혁신의 전략 경영’(Strategic
Management of Technology and Innovation)은 이 분야의 선도적인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인텔의 전설적인 경영자 앤디 그로브와는 20년 지기 친구. 두 사람은 1988년 처음
만나, 지난 1992년부터 스탠퍼드대에서 ‘정보처리산업에서 전략과 행동’
(Strategy and Action in the Information Processing Industry)이라는 강의를 15
년째 공동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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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혀라
■ 조직전문가 피터 셍게 교수
한국은 지금 중국의 추격만 걱정
시야 넓히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환경•사회 문제 집중해야
“지구온난화•물 부족 등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들이 역설적으로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대체에너지 사업이 대표적이고, 자동차기업의 경
우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사업이 지속적
성장의 발판이 될거예요.”
세계적인 경영베스트셀러 ‘제5경영(The Fifth Discip line)’의 저자인 피터 셍
게(Peter Senge) 미국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선 이제 경영 본연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환경이슈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
다”고 말했다. “지금 기업들이 중시하는 정보나 지식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중요
한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화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경쟁자들이 출현하는 것
도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보다 근본적 문제는 모든 업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
했다는 점이에요. 돌파구는 사회•환경이슈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는 기업을 거대권력(superpower)으로 규정하고, ‘기업 그 이상(more than a
company)’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업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권력입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대학이나 정부보다 효과적으로 미래를 대
비할 수 있죠. 기업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소비자와 사회를 생각하는 넓은 안목
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기업 이 기업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
어요.”
셍게 교수는 자원고갈•생태계보호 등 지금까지 기업들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했
던 환경이슈가 앞으로는 기업경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자원
고갈로 휘발유값이 갤런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경영의 패러다임 자체가 송
두리째 바뀔 것입니다. 원자재 조달부터 빌딩의 디자인까지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
야겠죠. 방법은 장기적 시각을 갖고 미리 대비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코앞에 닥쳤
을 때 변화하려는 기업은 이미 때를 놓쳤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는 도요타•BMW 등을 모범사례로 꼽았다. “도요타의 친환경차인 프리우스는 처
음에 돈을 잡아먹는 프로젝트였죠. 하지만 지금 도요타는 프리우스 덕분에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미래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는 회사가 됐어요. BMW는 먼훗날 세계적
인 쓰레기대란에 대비해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
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발 앞서 생각하는 기업, 좀 더 큰 그림을 그리며 미래
의 청사진을 설계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겁니다.”
셍게 교수에 따르면 이미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환경이슈에 앞다퉈 투
자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세계야생기금(WWF•World Wildlife Fund)과 공동으로 생
태계 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생태계 보호를 통해 청량음료 업계의 생존이 걸
린 물부족 문제 해결책을 도모하면서 기업이미지 개선효과까지 누리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다국적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는 ‘지속가능한 어업(sustainable
fishi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셍게 교수는 “왜 이런 활동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유니레버 고위관계자가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답했다”면서 “결국
미래의 소비자들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E와 BP
는 원유가격 급등에 대비, 바이오디젤 등 대체에너지 매출비중을 80~90%로 끌어올
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변화된 환경속에서 CEO의 역할은 무엇이 될까? 셍게 교수는 “이제 CEO
들은 CLO(Chief Learning Officer)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CEO들이 물부
족•식량•쓰레기 등 폭넓은 이슈들에 대해 누구보다 예리한 시각을 가져야 합니
다. 웹2.0이 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이해해야 해요. 그러려
면 CEO들이 많이 알아야 하겠죠. 과거처럼 CEO가 모든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갖고
의사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조직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지식에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
이 배워나가며 집단지력(collective intelligence)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는 한국기업들에 대해 “근시안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한국 CEO들이 중국의 추격에 온통 신경이 집중돼 있다고 느꼈어요. 중국
은 분명 위협적인 존재죠. 하지만 중국에만 사로잡혀 단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장기적 경쟁력을 갖추는 게 더 현명합니다. 중국에 진출해서도 ‘뭘하
면 돈을 벌 수 있을지’보다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이슈들을
고려해야 하나’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피터 셍게는?
‘세기의 전략가’로 불리는 지식경영이론가 셍게 교수는 21세기형 기업문화의 하
나로 ‘공부하는 조직’(learning organization)을 강조한 인물이다. 1990년대 초
반 그가 발표한 ‘제5경영’은 학습조직 이론의‘바이블’로 통한다.
1999년 그는 비즈니스스트래티지저널(Journal of Business Strategy)이 선정한
‘지난 100년간 경영전략에 있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중 한 명으로 꼽혔다
.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그의 책 ‘제5경영’을 지난 75년간 경영학 분야에서 가
장 독창적인 책 가운데 한 권으로 선정했다.
우리나라 청와대도 ‘혁신사례’로 그의 학습이론을 공부하면서, “시화호 개발사
업을 추진하면서 수질오염문제가 발생하자 근본적으로 오염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수질오염 자체만 감소시키는 즉각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선택해서 실패했다”고
반성한 바 있다.
※ 공동기획 : 왓슨와이어트 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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