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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기업 새해 청사진

[에너지 공기업 새해 청사진] <3> 한국가스공사
[2008.01.22 16:57]
25살이란 나이는 특별하다.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즈음에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다. 25살이 새로운 출발을 뜻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 나이의 특별한 의미는 한국가스공사(KOGAS)에도 적용된다. 올해가 공사가 세워진 지 25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창립 25주년이 되는 올해를 새롭게 탄생하는 출발점으로 삼았다. 에너지 자주개발률과 해외 투자수익 비중을 크게 높이는 내용의 중기목표 ‘비전 2017’을 달성하기 위해 뛰는 첫 번째 해로 정한 것이다.

에너지 자주개발을 주도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가스공사의 원대한 포부를 읽을 수 있다.

■지금까진 ‘예행연습’이었다

가스공사는 그간 천연가스를 전국 방방곡곡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을 주로 해 왔다. 공사의 설립 목적이 ‘천연가스의 공급을 통한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과 복리 향상’임을 미뤄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던 공사는 지난 2005년 11월 이수호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크게 달라졌다. 이 사장은 국가 간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다. 천연가스 대부분을 해외에서 도입하는 가스공사야 말로 해외자원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다운 생각이었고 이는 성과로 나타났다.

이 사장 취임 이후 시작된 해외사업은 △우즈베키스탄 우준쿠이와 수르길 가스전 개발 △동티모르·호주 탐사광구 입찰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ENI가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모잠비크 등 7개 광구 지분 참여 △러시아 가즈프롬사와 동시베리아 가스도입 협의 △오만과 트레이딩 사업 협약 등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대단한 성과를 올렸지만 공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 ‘예행 연습’을 했으니 이제 시작”이라며 신발끈을 바짝 죄고 있다.

실제로 공사는 올해 미얀마 A1·A3 가스전 등 그간 진행해 오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비롯, 새로운 가스전을 탐사하고 터미널을 건설하며 운영사업에 진출하는 등 해외 진출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리비아와 인도네시아 광구 등 3개 가스전 입찰에 참여해 최소 2건 이상의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고 멕시코, 태국, 싱가포르 등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사업 중 1건 이상은 수주에 성공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정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별도로 적립해 이를 자원개발에 재투자함으로써 투자의 동력을 이어간다는 장기전략까지 세워놨다.

공사는 이렇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면 2017년에는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현재의 1%에서 25%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기순이익 중 해외수익 비중도 60%까지 올라가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변화와 혁신

“공사는 이제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를 가질 청년기에 접어들었다. 아직도 적당주의라는 낡은 관행을 조직문화라고 내세운다면 우리에게 더 나은 내일은 없다.”

이수호 사장이 새해 벽두 공사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비전 2017’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관습을 버리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25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변화와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사장이 다시 혁신을 강조하긴 했지만 사실 공사는 지난 몇 년간 쉼없이 변신해 왔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이 8본부·1원·31실(사업소)·138부에서 6본부·1원·19실·102팀으로 줄어든 게 대표적 사례다. 덕분에 결재단계가 5번에서 3번으로 줄었고 수직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던 체계가 임원간 토의를 통해 결정하는 수평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간 공사가 공기업 고객만족도 평가 1위, 국정감사 우수 수감기관, 공적단체 우수기관 등 각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사장은 올해 혁신의 화두로 ‘열린 조직문화’ 조성을 꼽았다. 25살다운 창조적이고 활기 찬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 사장의 새해 첫 일성(一聲)과도 딱 들어맞는다.

이를 위해 핵심가치(신뢰·변화·도전·책임)를 구체화한 KOGAS 모델을 시각화 수단, 교육 등의 방법으로 전 직원에게 전파할 계획이다. 핵심가치를 마음 속 깊이 새길 수 있도록 임직원들의 행동강령과 실천기준도 마련키로 했다.

공사는 열린 문화에 맞게 업무 수행방식도 개선할 방침이다. 2012년까지 글로벌 인프라 체계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올해 그 전 단계인 통합정보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공사가 이처럼 혁신의 고삐를 죌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업무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시가스 보급가구수는 공사의 목표(1147만3000가구)보다 많은 1191만3000가구에 이르렀다. 올해에는 1225만4000가구에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올해가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갈 첫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